일단 유물론적 관점에서 시간 개념을 인정하자.
전체 시간을 담고 있는 하나의 우주(“하나의 우주”라 하자)가 있다고 생각한다. 다음의 견해와 비슷하다.
6.3611 어떤 사건의 경과도 ‘시간의 경과’—이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—와 비교할 수 없다. 어떤 사건의 경과는 다른 사건의 경과(예컨대 크로노미터의 움직임)와 비교할 수 있을 뿐이다.
따라서 시간적 경과를 기술하는 것도 오직 다른 사건의 경과를 통해서 가능하다. (후략)
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책 『논리·철학 논고』에서
시간이 흐른다 생각하는 것은 물리법칙에 의한 인간의 착각이지 않을까?
사람이 과거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미래가 하나라고는 생각지 않는다.
시간의 경과함에 따라 우주가 몇 가지 가능성 중에 하나를 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. 사람이 예측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이 줄어든 것뿐이며 우주 밖에서 보았을 때는 시간이 경과하지 않으므로 우주가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없다.
미래가 확률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. 미래는 결정되어 있다.
이렇게 얘기해도 하나의 우주가 존재하여 미래가 결정되어 있는지를 사람이 알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의미 없는 말이기는 하다. 그렇다면 무엇을 근거로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? 내 머릿속 우주의 모형이 그렇다는 것이다.
애초에 미래가 확률적으로 결정된다는 말은 어떤 모형을 상정하는 것일까? 하나의 우주를 생각하자면 동전을 던지면 앞면과 뒷면 중 하나만이 확정적으로 나오는데, 어떻게 확률이 1/2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.